"무슨 띠? 숫자 세봐"…부정선거 감시한다며 여성 유권자 뒤쫓은 남성[영상]
- 소봄이 기자

(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 29일 전국 각지에서 선거 질서를 해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남성 2명이 부정선거를 감시한다며 투표소에서 나온 여성을 뒤따라가 논란이다.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 A 씨는 이날 자신의 엑스에 '구로 중국인 투표 의혹 영상'이라는 제목으로 약 30초 길이의 영상을 게재했다. A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동시에 부정 선거론을 주장하고 있는 누리꾼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보면 서울 동작구 상도1동 주민센터 투표소에서 한 여성이 나오자, 이 앞에서 대기하던 검은색 옷을 입은 남성은 "다름 아니라"라며 말을 걸었다. 또 다른 남성은 카메라로 여성을 찍으면서 "저기요!"라고 외치며 여성을 불러세웠다.
여성이 "저 빨리 가야 해요"라고 했지만, 두 남성은 "잠깐만요. 띠가 어떻게 되세요? 무슨 띠에요?"라고 물었다.
여성이 "아 죄송해요"라며 빠르게 자리를 뜨자, 남성들은 끈질기게 여성을 뒤쫓아가면서 "얘기해주실 수 있잖아요. 띠가 어떻게 되나요? 숫자 좀 세주실 수 있나요? 손으로 숫자 셀 수 있냐"고 질문했다.
여성은 "아니요"라고 말한 뒤 가던 길을 갔고, 남성들은 "들어가세요"라고 인사하면서 여성의 뒷모습을 계속 촬영했다.
이외에도 일부 투표소에서 '부정선거 감시'를 내세우는 단체가 유권자들을 상대로 중국의 선거 개입 증거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이른바 '한국인 테스트'에 나서 뭇매를 맞고 있다.
누리꾼들은 "진짜 미쳤나. 만만해 보이는 여성 한 명 잡아서 남자들 여럿이 쫓아가면 나 같아도 도망간다", "젊은 여성이라고 함부로 영상 찍고 말 거네. 너희 얼굴부터 공개해라. 왜 몰카 찍냐", "한국어는 본인들이 더 어눌해 보인다", "애초에 투표했다는 건 대한민국 시민 자격이 있다는 건데 투표 전에 신분증 검사하는 거 모르냐", "아무나 들어가서 투표 종이 달라고 하면 주는 줄 아냐? 언제까지 망상에서 살 거냐", "저런 사람들이 잠재적 범죄자 아니냐" 등 공분했다.
한 누리꾼은 "이게 지금 극우의 수준이다. 자기들의 음모론을 증명하겠답시고 아무 상관 없는 여성 잡아서 띠가 어떻게 되느냐, 숫자 셀 수 있느냐 물으면 나부터도 이상한 사람들인 줄 알고 도망간다"면서 "그리고선 이걸 또 의혹 영상이라고 올리고 신나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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