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재난관리청장 "산불 진압 헬기 절실…한국과 기술 협력 기대"
국토 92% 초원·산림…매년 산불 발생률 증가
국제소방안전박람회 참석…업무협약 체결
- 한지명 기자
(대구=뉴스1) 한지명 기자 = "산불 진압에 헬기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선진 기술을 직접 보고 배우고 있으며, 한국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대응 역량을 함께 높이고 싶습니다."
2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5 국제소방안전박람회'에 참석한 아리윤부얀 검자바브 몽골 재난관리청장은 출입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최근 한국에서도 큰 산불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면서 용감한 대원들이 안타까운 사고를 당했다"며 "몽골 소방청을 대표해 시민들과 대원들을 생각하며 깊은 애도를 표하며 이런 슬픈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양국 소방청이 함께 협력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몽골 재난관리청과 소방청은 재난 대응 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ODA 글로벌 연수, 소방장비 관련 정보 교류 등 우호 협력 증진이 주요 내용이다.
그는 박람회 참석 목적에 대해 "하나는 화재 진압과 예방, 대응에 필요한 선진 기술과 장비들을 직접 확인하고 배우기 위한 것"이라며 "다른 하나는 한국 소방청과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몽골은 국토의 약 92%가 초원과 산림으로 이뤄져 있다. 최근 들어 기후가 점점 건조해지면서 해마다 산불 위험도 커지고 있다. 그는 "올해는 작년보다 산불 발생률이 35% 늘었고, 오늘도 몽골 전역에서 7건의 산불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산불 대응이 어려운 건 지형과 물 부족 문제 때문이다. 몽골은 산이 험해 사람이 직접 진입하기 어려운 지역이 많고, 소방용수를 근처에서 구하기도 어렵다. 그는 "물도 주변에 있는 게 아니라 멀리서 운반해야 해서 진압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공중에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헬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산불 진압에 훨씬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비 확보 역시 쉽지 않다. 그는 "화재 진압 장비는 대부분 고가인 데다 몽골 정부 단독 예산으로는 도입이 어렵다"며 "정부 간 협약을 통해 장기 대출 방식으로 장비를 들여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소방복이나 호흡기처럼 대원의 생명과 직접 연결된 장비는 반드시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도시 화재 대응도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그는 "몽골의 화재는 90%가 도심 민가에서 발생하는데, 교통 체증이나 부정확한 주소, 무단 담장 설치 등으로 출동이 지연되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수도 울란바토르의 경우 주거지의 70%가 전통 가옥인 게르 지역으로 구성됐다. 그는 "게르에서 불이 나면 5분 안에 전소되는 경우가 많은 데다 소방차가 도착하기도 전에 모든 것이 타버리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된 지역은 물 공급이 되지 않는 곳도 많아, 화재 진압을 위해서는 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구역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은 두 번째 방문으로, 7년 만에 다시 왔는데 행사 규모가 훨씬 커졌고 선진 기술들도 놀라울 정도로 발전해 있었다"라며 "이번 박람회가 양국 협력의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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