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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일극화, 부동산 초양극화 불렀다 [박원갑의 집과 삶]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모습.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 최근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이슈는 양극화 현상이다. 이를 넘어 '초양극화', '초초 양극화'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극심한 시장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다.

다만 지금 회자되는 양극화는 과거와는 조금 다르다. 입지적으로는 여전히 강남이 중심이지만, 상품 측면에서는 아파트로 초점이 좁혀진다. '강남 아파트 일극화'가 초양극화 현상의 핵심인 셈이다. 이제는 '강남 불패'가 아니라 '강남 아파트 불패 신화'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른다.

실제 반포의 국민주택 규모(전용면적 84㎡) 아파트가 70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어지간한 꼬마빌딩 값과 맞먹는 수준이다. 강남 아파트는 이제 빌딩을 대체하는 '부의 상징'이 되어버렸다.

이 같은 현상은 크게 세 가지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빌딩 투자 수요가 초고가 아파트로 이동했다. 4~5년 전만 해도 부자들은 여윳돈이 있으면 빌딩을 샀다. 빌딩은 은퇴자의 로망이자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상징하듯 자산가의 대표적 투자처였다. 하지만 요즘은 빌딩에 대한 수요가 줄고 고급 아파트로 옮겨가고 있다. 투자 선호도가 달라지면서 아파트 편식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KB부동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고액자산가의 64%가 투자처로 아파트를 가장 선호했는데, 이는 2020년(49%) 대비 15%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오피스 빌딩 선호도는 12%에서 8%로 줄었다.

이런 트렌드는 극심한 내수 경기 침체로 공실이 늘어나면서 빌딩 투자 매력이 떨어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임대수익률도 낮아 대출이자를 내고 나면 역마진이 날 판이다. 이러다 보니 투자 목적으로 빌딩을 사려는 개인투자자의 발길이 줄었다. 요즘 빌딩 시장에선 사옥으로 쓰기 위한 법인 실수요가 고객의 주류를 이룬다.

빌라전세 사기 여파로 다세대, 다가구주택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점도 또 다른 요인이다. 이를테면 빌딩, 다세대, 다가구주택 투자 수요가 아파트로 쏠리니 강남 아파트값이 고공비행하는 것이다.

둘째, 상급지 갈아타기나 똘똘한 한 채 흐름도 한몫했다. 아파트 전세가 비율(KB부동산 기준 4월 서울 53.5%)이 낮아 외곽지역에 여러 채를 갭투자 하기보다 강남 아파트 한 채를 사려고 한다.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양도세 중과 규정이 완화되었지만 그래도 여러 채를 사면 불이익을 받는다.

집 한 채를 사서 10년간 보유·거주하다 팔면 최대 80%까지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받을 만큼 세금 혜택이 크다. 빌딩이나 토지는 15년 보유 시 장특공제로 최대 30%를 적용받는다. 강남 중심의 똘똘한 한 채 흐름은 세제 때문만은 아니다. 살집으로 좋은 아파트를 한 채 사고 나머지는 주식 등 금융상품으로 운용하려는 달라진 자산 포트폴리오도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셋째, 정보 과잉시대에 복잡한 것을 꺼리는 '귀차니즘'도 무시할 수 없다. 비대면 사회가 열리면서 다세대주택 같은 비(非)아파트를 사서 세입자를 관리하기에는 번거롭고 부담스럽다. 오죽하면 월세 받기를 감정노동이라고 할까. 이러다 보니 속 편하게 우량 아파트를 사자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아파트는 관리사무소에서 대부분 관리를 해주므로 아무래도 신경이 덜 쓰인다. 이왕 아파트를 사려면 오랫동안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검증된 강남 아파트를 택할 가능성이 크다. 표준화되고 규격화된 아파트는 가격이 비싸도 거래가 잦아 환금성이 좋다는 것도 빠트릴 수 없는 이유일 것이다.

강남 아파트의 차별적 상승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그 양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초양극화는 전 세계적인 흐름이자, 인구·일자리·자본의 집중이라는 구조적 원인을 반영한 결과다. 결국 지역 간 격차는 소득 양극화의 한 단면이기도 하다.

이러한 흐름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겠지만, 그 속도는 조절할 수 있다. 아파트 대체 시장을 육성해 자금의 분산을 유도하고, 세제와 대출 정책을 정비함으로써 과도한 강남 아파트 쏠림 현상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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