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권성동 원내대표 사퇴…"더 이상 분열은 안돼"(종합)
"대선서 뒷짐, 내부 권력투쟁 '자해적 행태'에 국민·당원 실망"
"李정부 출범 첫날 대법관 증원법…민생 법안보다 더 시급한가"
- 박기범 기자, 박기현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박기현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5일 "보수 재건을 위해 백지에서 새롭게 논의해야 한다"며 대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에서 사퇴했다.
친윤석열계로 꼽히는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변명할 생각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넘어 지난 윤석열 정부 3년의 실패에 대해 집권당으로서 총체적 심판을 받았다"고 대선 패배 원인을 분석했다.
특히 그는 "22대 총선 참패 이후 심화했던 당내 계파 갈등과 분열이 우리 지지자들의 원팀, 단결을 저해했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받아들인다. 더 이상의 분열은 안 된다"고 당내 갈등을 주요 패배 원인으로 들었다.
그러면서 "중도와 보수와 화합하고 쇄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 지 각자의 위치에서 고민해야 할 때"라며 "저부터 깊이 성찰하며 뼈를 깎는 쇄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권 원내대표는 아울러 "이번 대선 패배는 단순히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에 대한 심판에 그치지 않는다. 집권 여당 국민의힘 분열에 대한 뼈아픈 질책"이라며 재차 당내 계파 갈등을 겨냥했다.
그는 "나라의 명운이 걸린 선거에서조차 뒷짐 지는 행태, 분열의 행보를 보인 부분, 내부 권력 투쟁을 위해 국민의힘을 음해하는 민주당 논리를 칼처럼 휘두르고 오히려 그들의 칭찬을 훈장처럼 여긴 자해적 정치 행태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는 국민과 당원들이 많았다"고 비판했다. 이는 경선 이후 탈당을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연일 당을 향한 비판을 이어온 친한(친한동훈) 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원내대표는 "제가 원내대표직을 맡을 때 '독이 든 성배를 드는 심정'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다"며 "5선이고 이미 원내대표직을 한 번 수행한 바 있다. 그래도 당시 여당으로서 국가적 위기와 당의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다시 책임을 맡았다"고 했다.
이어 "거대 야당의 무리한 악법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한 재의요구권 방어 100석을 지켜내기 위해, 당이 광장 에너지에 지나치게 휩쓸려가지 않기 위해, 대선을 앞두고 당의 분열을 막고 화합 약속을 지켜내기 위해 당내 일각의 지속적인 도발과 자극, 인격모독까지 감내했다"며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며 느낀 어려움도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를 향해선 "국민을 위한 민생과 통합 행보에 나선다면 우리 당도 적극 협력할 것"이라면서도 "새 정부 출범 첫날이었던 어제 민주당은 법사위 소위에서 사법부 길들이기를 위한 '대법관 증원법'을 단독 처리하더니, 오늘은 첫 본회의에서 '검사징계법' 개정안과 '3대 특검법'을 강행 처리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게 어떤 민생법안보다도 더 급한 법안들인가"라며 "민생과는 거리가 먼 무더기 특검법이나 정치 보복적 검사징계법을 여당 복귀 기념 제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과연 새 정부의 출범과 성공에 도움이 될 것 같으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임기 첫날이 가장 힘이 넘치는 날이다. 가장 힘이 있을 때, 가장 국민에게 혜택이 고루 돌아가는 의미 있는 민생 정책과 법안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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