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율 최고치 찍나…탄핵 후 대선 '투표 참여' 열기
제21대 대선 사전투표 첫 날, 매시간 투표율 역대 최고치 경신
2014년 도입 후 오르는 추세…'계엄·파면 대선' 정치 관심 방증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가 시작과 동시에 매시간 투표율 신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최고 사전투표율 기록을 세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갑작스러운 대선으로 사전투표가 평일에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선에 대한 유권자의 높은 관심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9일 오전 10시 기준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가운데 232만 8108명이 투표를 마치며 5.2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는 사전투표 제도가 도입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던 지난 대선(36.93%) 같은 시각(3.64%)보다 1.6%포인트(p) 높은 수치다. 헌정사상 첫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2017년 제19대 대선(2.38%)과 비교해도 2.86%p 높다.
최근 선거의 오전 10시 투표율은 △2014년 지방선거 1.26% △2016년 국회의원 선거 1.18% △2017년 대통령선거 2.38% △2018년 지방선거 2.24% △2020년 국회의원 선거 2.52% △2022년 대통령 선거 3.64% △2022년 지방선거 2.56% △2024년 국회의원 선거 3.57%이다.
투표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전남(10.87%)이었다. 이어 전북(9.81%), 광주(8.83%)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곳은 3.23%를 기록한 대구이며, 부산(4.24%) 경북(4.42%)이 뒤를 이었다. 역대 사전투표를 분석해 보면 통상적으로 호남이 높고, 영남이 낮은 점이 확인된다.
이번 사전투표율이 고공행진 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를 원인으로 꼽았다. 하나는 추세, 다른 하나는 계엄과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면서 커진 국민의 정치적인 관심이다.
역대 기록에서 살펴봤듯 사전투표율은 계속해서 오르는 추세이다. 사전투표의 가장 큰 장점은 본투표와 달리 어디서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시민으로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함과 동시에 본투표 당일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점이 사전투표율을 끌어올리는 주요 이유로 꼽힌다.
특히 이번에는 대선이 화요일에 치러져 사전투표를 마치고 6월 2일 월요일 하루만 휴가를 내면 주말 포함 최대 나흘 동안 쉴 수 있다.
이번 대선의 성격도 투표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87체제 후 처음으로 비상계엄을 시도했고, 이를 국민이 막아내면서 치러지는 첫 선거라는 점에서 유권자들이 '심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이번 재외국민 투표율은 79.5%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더군다나 본투표를 앞두고 진영 간 결집이 극대화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투표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한 정치평론가는 "추세를 보면 사전투표율이 올라갈 만큼 올랐기 때문에 역대 최고치를 찍는 것까지는 내일(30일) 사전투표가 끝나봐야 알 거 같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지난 대선 사전투표율보다 조금 떨어질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가 전날(28일) 공개한 21대 대선 관련 유권자 의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전투표일에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중은 38.6%다. 종전 최고치인 20대 대선 사전투표율은 36.93%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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