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경택 軍 총정치국장 강등…'구축함 사고' 기강 잡기(종합)
군 고위간부 모아 회의 주재…"강철 같은 규율" 강조
포사격 훈련도 참관…"어떤 정황 속에서도 즉시 명중포탄 날릴 수 있어야"
- 최소망 기자,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임여익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군 고위급 회의체인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개최하고 '강철 같은 규율을 굳건히 확립할 데 대한 중요 문제'를 논의했다고 30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지난 21일 발생한 구축함 진수식 사고와 관련한 군심, 기강 잡기의 일환인 것으로 보이는데, 군의 정치사업을 담당하는 정경택 군 총정치국장을 대장에서 상장으로 강등하는 등 고위급 간부들에 대한 인사도 단행했다.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지난 28일 당 본부청사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8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다. 당 중앙군사위는 군사 관련 문제를 논의, 결정하는 가장 권위 있는 회의체로 김 총비서가 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무력기관 안의 각급 정치기관들의 기능과 역할을 더욱 강화'하는 것과 '혁명적 영군체계와 강철 같은 규율, 제도를 보다 굳건히 확립할 데 대한 문제'들이 토의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김 총비서는 "각급 당 조직들과 정치기관들의 역할을 부단히 제고해야 군 건설과 군사 활동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를 성과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다"면서 '군대 내 각급 당 위원회가 해당 단위의 정치적 참모부, 최고 지도기관으로 사명과 본분에 맞게 당의 군사 노선과 정책관철에서 일관하게 견지해야 할 중요 원칙과 제반 과업'을 제시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는 각 군에서 정치사업을 담당하는 당 위원회가 사상무장 관련 사업을 더 강화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군 고위간부들을 한자리에 모아 정치사상사업 강화를 주문하고 책임 실무진의 계급을 강등한 것은 지난 21일 5000톤급 신형 구축함의 진수식 과정에서 배가 넘어져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신문은 이번 회의에서 6명의 군단급 단위 지휘관들과 포병국장·보위국장을 새로 임명하는 인선이 단행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일부 정치위원들도 새로 파견하기로 했다고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인선 내용을 공개하진 않았다.
정경택 군 총정치국장은 28일에 열렸다는 당 중앙군사위 회의 때는 별 4개의 대장 계급장을 달고 있었는데, 하루 뒤 열린 포병부대의 포사격 경기에선 별 3개인 상장 계급장을 단 채 참석한 모습이 확인됐다. 당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강등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이날 회의에선 △정치군사적 의의를 가지는 중요 대상건설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한 문제 △국가안전에 관한 정세 분석에 기초해 모든 방면에서의 전략전술적 우세를 확고히 유지하기 위한 군사적 대책 △국방과학 및 공업 분야의 새로운 계획사업 승인 등이 안건으로 다뤄졌다.
신문은 이날 김 총비서가 지난 29일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 포병구분대들 사이의 포사격 경기를 참관했다고도 보도했다.
그는 "포병들을 언제 어떤 정황 속에서도 즉시 명중포탄을 날릴 수 있는 일당백 만능 포병으로 준비시키기 위해 실전 환경과 비슷한 사격경기를 자주 조직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현대전의 발전 양상과 변화추이에 대처한 포병 전력 강화에서 질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라고 포사격 경기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총비서의 포사격 참관에는 박정천 당 비서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노광철 국방상, 리영길 총참모장, 정경택 총정치국장 등 고위간부들이 총출동했다.
북한은 지난 2021년 8차 당 대회 이후 현대전에 맞는 전술을 개발하고 무기체계를 개량하는 등 군의 현대화에 주력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14~15일에는 7년 만에 제7차 훈련일꾼대회를 개최하고 전쟁 대응 능력과 임전태세를 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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