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가사 서비스는 저출산 해법…바우처·세액 공제 확대해야"
생활연구소 "가사 서비스, 부담 줄이고 중년 일자리 창출"
서비스 중요성 공감한 정치권…"지원 위한 공론화 필요"
- 김형준 기자
(성남=뉴스1) 김형준 기자
"가사 부담은 덜고 일자리는 더합니다. 가사 서비스는 고령화와 저출산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
인공지능(AI) 등 혁신 기술을 활용한 가사·돌봄 서비스가 현재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초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맞벌이 부부 등 집안일이나 육아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장년층의 일자리까지 창출할 수 있는 유망 산업인 만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바우처와 세제 혜택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경제성장위원회 수석부위원장과 가사 서비스 청소연구소를 운영하는 생활연구소는 전날(26일) 경기 성남 분당구 생활연구소 본사에서 'AI 가사 서비스 스타트업과의 현장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는 맞벌이 부부와 고령층들이 벅찬 가사 노동에 시달리는 가운데 10조 원 규모로 성장한 플랫폼 기반 가사 서비스의 사회적 가치와 정책적 연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생활연구소는 가사 플랫폼 서비스가 전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저출산·고령화 기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연구소의 서비스 청소연구소는 회사가 교육한 매니저들과 이용자를 AI 알고리즘으로 매칭해 양질의 청소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연현주 생활연구소 대표는 "가사 서비스 이용 행태를 분석하니 자녀가 있는 이용자의 비율이 70%에 육박하고 있다"며 "가사 서비스가 보편화된다면 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는 개연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간담회에 참석한 한 서비스 이용자는 "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기 어려운 만큼 결혼 후에 아이를 낳을 계획이 없었다"며 "하지만 가사 서비스를 이용한 이후에는 조금 바뀌었다. 아이를 둘, 셋까지도 낳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힘든 중장년층에게 가사 플랫폼 서비스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한다는 점도 조명됐다.
청소연구소에는 현재 16만여 명의 청소 매니저들이 일하고 있다. 회사의 교육을 받은 전문 인력인 매니저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다.
연 대표는 "매니저들의 평균 나이는 55.6세로 아직 활동할 에너지가 많은 중장년층이 다수 있다"며 "매니저들도 나이가 들어서도 좋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어서 좋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고 전했다.
이처럼 저출산·고령화의 해법으로서 가사 서비스가 떠오르면서 해당 산업을 발전시키고 사용자들의 이용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용자들이 먼저 가사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부모들에게 바우처를 지급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는 설명이었다.
연 대표는 "임신·출산을 했을 때나 다자녀일 경우, 한부모 가정인 경우 등 생애주기에서 집중적인 가사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며 "이때는 월 10만~20만 원이라도 가사 서비스 바우처가 제공되면 힘든 기간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육아 플랫폼을 운영하는 맘편한세상의 정지예 대표는 가사 및 육아 서비스에 대한 세액공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정 대표는 "교육비는 세액공제가 되지만 가사·육아 서비스는 세액공제가 안 된다"며 "세액공제가 가능해진다면 이용자로서는 비용 부담이 낮아질 수 있고 서비스를 확산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맞벌이 부모들은 10년간 월평균 87만 원을 육아 도우미 비용으로 지출한다"며 "세액 공제로 부담을 경감하고 일 가정 양립 문화를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도 가사 서비스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공감했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경제성장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저출생·고령화라는 국가적 과제 해결을 위해 플랫폼이 가사돌봄 공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며 "특히 가사 서비스는 양질의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등 이 분야가 우리의 앞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사를 지원하는 방식은 현금 지원도 있고 가사 서비스에 대한 바우처 지원도 있을 수 있다"며 "정부의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현장에서 가사 서비스에 대한 필요성을 공론화하고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학계에서도 가사 서비스가 현 사회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는 만큼, 해당 산업을 더 발전시키고 필요한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위원회의 금융혁신분과위원장을 맡은 문철우 성균관대 교수는 "일과 가정이 양립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집안일이 많은 것"이라며 "돈 많은 사람들이 파출부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융통성 있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사 플랫폼은 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전했다.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김경선 한국공학대 석좌교수는 "돌봄 경제야말로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새 성장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며 "가사 서비스는 돌봄 경제의 최첨단에 서 있다. 이들을 위한 세제 혜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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