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가 밀자 '건설기계' 바닥 찍었다…굴착기 판매 32% 급증
4월 누적 中 판매량 약 5만대…적극적인 경기 부양 정책 효과
HD현대 건설기계, 현지 공장 일원화해 수익성 개선 작업
- 김종윤 기자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장기 침체에 빠졌던 중국 건설기계 시장이 바닥을 찍고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와 노후화한 장비의 교체 수요가 맞물린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267250)의 건설기계 계열사는 공장을 통합하고 재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대응하기로 했다.
29일 KB증권에 따르면 올해 4월 누적 기준 중국 굴착기 판매량은 4만 9139대로 전년 동기(3만 7233대)와 비교해 32.0% 증가했다.
과거 중국은 세계 최대 건설기계 시장이었다. 정부가 직접 진두지휘하는 투자가 활발했고 경기 호황도 이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로 시장 규모가 급격히 꺾이면서 1위 타이틀을 미국에 내줬다. 중국의 세계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은 40%대에서 10%대로 내려왔다.
올해 건설기계 분야의 반등은 적극적인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덕분이다. 지난해부터 이구환신(낡은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할 경우 자금 지원) 정책과 대출 확대 등 경기 회복에 주력했다. 일부 건설기계 장비의 교체 수요도 작용했다. 굴착기의 교체 주기는 10년 안팎이다. 과거 경기 호황 시점에 팔린 장비의 교체가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국내 건설기계 업체의 실적도 우상향했다. HD현대건설기계(267270)의 1분기 중국 매출은 720억 원으로 전년 동기(540억 원) 대비 33.3% 증가했다. 같은 기간 HD현대인프라코어(042670) 실적도 678억 원에서 819억 원으로 20.8% 늘었다. 경기 부양 정책으로 20톤 미만의 굴착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HD현대그룹 2개 사의 올해 중국 판매량 기준 점유율은 4%대로 높지 않다. 하지만 중국은 절대적인 시장 규모를 갖추고 있는 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국가다. HD현대건설기계의 올해 1분기 매출에서 차지하는 중국 비중은 8%로 한국 실적(907억 원·10%)과 엇비슷하다.
최근 중국 시장 대응을 위해 생산 효율화를 진행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중국 창저우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HD현대인프라코어의 옌타이 법인으로 생산을 일원화했다. 공장 가동률 확대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산이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신농촌 건설과 수리 공정 등 인프라 투자 정책에 힘입어 고성장을 기록했다"며 "HD현대건설기계의 생산 이관 효과와 내수 회복도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내 건설경기가 상승세에 진입했다고 판단하긴 이르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통상 갈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달 부동산 개발 투자는 1년 전과 비교해 10.3% 감소하는 등 지표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이 회복 중이지만 유럽 등 선진 시장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며 "현지 중국 업체들이 저가 경쟁에 나선다면 한국 기업의 타격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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