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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 소주로 '타가이'…필리핀 일상에 스며든 'K-소주' [르포]

현지 채널에 자리 잡은 K-소주…세븐일레븐·SM슈퍼 등 400개 매장 진출
타가이 문화 타고 MZ세대 공략…'진로라이브'로 필리핀 현지 공략 가속

필리핀 마닐라의 대형 회원제 마트 S&R에서 진로 관계자가 시음 행사를 진행하는 모습.(하이트진로 제공)

(마닐라=뉴스1) 배지윤 기자 = 필리핀 마닐라의 대형 회원제 마트 S&R. 대형 쇼핑카트를 밀며 장을 보던 고객들의 시선이 머문 곳은 주류 코너였다.

와인과 맥주 사이 눈에 띄게 진열된 초록빛 소주병들. 그 앞에서는 하이트진로(000080)의 대표 소주 '진로' 시음 행사가 한창이었다. 일부 고객은 발걸음을 멈추고 소주를 한 잔 들이켜며 천천히 맛을 음미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트 주류 코너의 주인공은 'K-소주'

지난 19일 S&R 매장에는 생필품으로 가득 찬 카트를 끌며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 주류 코너 중심에는 진로와 과일 리큐르 제품이 당당히 진열돼 있었다. 한때 한국 음식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K-소주가 이제는 대형마트에서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적인 술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과거 바텐더로 일했다는 얼윈(43)은 "진로는 다른 음료와 섞어 마시면 깔끔해서 좋다. 특별한 날엔 친구들과 박스째 사서 나눠 마신다"며 "가장 선호하는 제품은 빨간 뚜껑의 '오리지널'"이라고 말했다.

S&R의 주류 바이어 니코 씨는 "K-팝과 한국 드라마의 영향이 크다"며 "외식업자나 소형 마켓 운영자들이 진로를 박스 단위로 사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찾은 마닐라 남부의 도매형 할인점 퓨어골드 파라냐케점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류 코너 한쪽에는 진로를 비롯한 소주 제품들이 눈에 띄게 진열돼 있었다.

퓨어골드 관계자는 "진로는 외국 술이지만 이제는 일반 가정에서도 꾸준히 찾는 인기 제품"이라며 "최근 1~2년 사이 판매 속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귀띔했다.

필리핀 마닐라의 대형 회원제 마트 S&R에서 얼위씨가 진로 소주를 시음하는 모습.

하이트진로는 필리핀 진출 초기 한인 식당과 교민 마켓을 중심으로 소규모 유통망을 형성했다. 하지만 이후 현지 대표 주류 유통사 '프리미어 와인 앤 스피릿'과 손잡고 SM슈퍼마켓·세이브모어·세븐일레븐 등 접근성 높은 유통 채널로 진출 범위를 빠르게 넓혔다. 현재 진로는 필리핀 전역 약 400여 개 매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한국에서 축적한 주류 영업 노하우를 현지화한 점도 판매 확대에 한몫했다. 매대 진열 방식부터 매장 직원 교육·프로모션 운영까지 모두 현지 인력이 주도하며 진로는 필리핀에서 '홈파티용 술'로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했다.

"삼겹살엔 진로 한 잔"…필리핀 음주문화와의 찰떡궁합

필리핀 마닐라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에서 소비자들이 진로(JINRO) 제품을 음용하고 있다.(하이트진로 제공)

진로가 필리핀 시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현지 음주문화와의 궁합도 있다. 한 잔의 술을 여러 사람이 돌려 마시는 필리핀의 전통 음주 방식인 '타가이'(Tagay) 문화는 한국의 건배 문화와도 맞닿아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한식 프랜차이즈 '삼겹살라맛'(Samgyupsalamat) 매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삼겹살을 굽고 소주잔을 돌리는 풍경도 이제 필리핀에서도 익숙한 장면이다. 필리핀 현지 푸루탄(안주와 함께 술을 마시는 문화)·비디오케(노래방과 음주가 결합된 문화) 등 필리핀 특유의 음주 문화와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이날 삼겹살라맛 매장에서 만난 랄리(29) 씨는 "한국 드라마에서 소주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오다 보니 호기심이 생겼다"며 "지금은 한국 음식과 소주의 조합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손님인 골디(21) 씨는 "친구들과 농구 경기를 보며 소주를 즐긴다"며 "한 달에 서너 번은 8~9병씩 사서 나눠 마신다"고 했다.

다양한 맛과 향으로 구성된 진로의 포트폴리오도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대학생 로즈(22)는 "레귤러는 알코올이 너무 세서 못 마시지만 딸기 맛 진로는 기분까지 맑아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콘텐츠로 소비하는 소주…MZ세대 사로잡은 '진로라이브'

진로라이브 촬영 현장.(하이트진로 제공)

하이트진로는 단순히 술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콘텐츠를 통한 브랜드 경험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다. 팀플라 소주 레시피 숏폼 영상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밈(meme) 콘텐츠·챌린지 캠페인 등을 통해 '재미있는 술'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중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한국에서 선보인 '이슬라이브'를 필리핀 문화에 맞춰 현지화한 '진로라이브'(Jinro Live)도 공개됐다. 이날 현장에서도 힙합 유닛 GY가 참여해 △음주 경험담 공유 △술자리 게임 △비디오케(비디오+가라오케) 스타일 라이브 무대 등으로 이어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진로라이브는 단순한 예능이 아니라, 브랜드가 필리핀 대중문화 안에 어떻게 어우러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프로젝트"라며 "한식·소주·노래라는 키워드로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고, 현지화 마케팅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43e6.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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