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감귤 빈자리 美만다린"…유통가, 外과일·수산물 수급 다변화
국내산 공급량·가격 변동성에 가격경쟁력 수입산 대체 수요 증가
작황 부진·어획량 감소 품목 중심으로 수입처 다변화해 공급 대응
- 김명신 기자
(서울=뉴스1) 김명신 기자 = 이상기온으로 과일 작황 부진과 수산물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장바구니 부담에 따른 수입산 수요가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출하량에서 사과(-3.4%), 배(-2.9%) 등이 평년 대비 감소한 가운데 올해 감귤도 3.2%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국내산 공급량과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유통 채널들은 보다 저렴하고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해 대체 수요에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를 비롯해 기업형슈퍼마켓(SSM) 등 대형 매장에서 수입산 과일과 수산물의 판매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물의 경우 수입산 비중이 50%를 넘어서고 있다.
롯데마트의 수입 과일 판매 비중 추이에서 지난해 25%에서 올해 누계 기준 30%로 증가했다. 이마트의 수입 과일 매출은 2023년 5%, 지난해 7.1% 증가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6월 이후 포도 등 여름 수요가 큰 품목들의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수입산 과일 매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입 수산물도 마찬가지다. 이마트의 경우 2021년 45%에서 지난해(51%) 절반을 넘어섰다. 롯데마트는 올해 5월 누계 기준 50%를 넘기고 있다.
특히 오징어, 고등어 등 수요가 높은 국내산의 조업량 감소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수입산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이마트 판매 추이에서 2023년 국산 오징어(62%)와 수입(38%) 비중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났지만 지난해에는 국산 35%, 수입 65%로 역전됐다. GS더프레시도 이달 들어서만 원양산 오징어(+42.1%), 연어류(+36.3%), 고등어 필렛류(+39.6%) 등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어업생산량은 전년 대비 2.2% 감소한 가운데 고등어류(-17.4%), 갈치(-26.6%), 오징어(-42.0%) 등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수산물 가격 부담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수산물 물가는 6.4%나 상승했다.
홈쇼핑에서도 수입산 판매량이 두드러진다. GS샵은 올해 3~4월 미국산 오렌지만 600톤 이상을 판매했으며 노르웨이 고등어는 누적 460억 원을 돌파했다. CJ온스타일도 이달 수입 망고 매출이 전년 대비 300% 증가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달 기준 참다래(10개)가 9188원인 반면 롯데마트 이탈리아산 그린키위는 7990원이다. 가성비 소비 트렌드에 따른 대체 과일 수요가 수입산 판매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시각이다.
업체들은 수입산 수요 증가에 따른 원물 수급 불안정, 시세 변동 등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망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인 가격과 물량 확보에 대응하는 한편, 품목도 확대한다.
이마트의 경우 연간 100억 원 이상 매출 품목에서 지난해 망고가 새롭게 진입하면서 '대중성 과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태국의 망고 성수기가 2월~5월로 해당 기간 판매량이 80%에 달해 하반기 공급이 가능하고 10~30% 저렴한 캄보디아, 베트남산으로 신규 발굴해 대응할 예정이다.
감귤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오렌지에 이어 만다린과 카라카라를 전년 대비 확대 공급한다. 만다린의 경우 국내산 귤과 비슷한 품종으로 주요 수입국은 미국이다. 국산 감귤 시즌이 종료되는 3월부터 수입이 집중돼 대체 과일로 수요가 늘고 있다.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해 1~4월 만다린 수입은 전년 대비 137% 증가했으며 이마트의 올해 1~5월 매출도 42%나 늘었다.
이 밖에도 라임, 아보카도, 코코넛, 용과, 두리안, 리치 등 수입 품목도 점차 확대해 수요 테스트 중이다.
롯데마트 역시 뉴질랜드산 키위 대비 20% 저렴한 이탈리아산으로, 포도도 10~20% 낮은 칠레산으로 확대해 공급량을 늘리기로 했다.
백화점도 지속적인 수매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 기반을 다각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새우의 경우 말레이시아, 에콰도르, 아르헨티나 등 수입처를 확대하고 있으며 신세계백화점은 샬롯 양파(네덜란드, 프랑스), 아스파라거스(태국, 페루), 블랙애플 포도(호주) 등 생산 시기별 품목 차별화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열대과일 산지를 기존 태국 중심에서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로 확대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산량 감소 여파도 있지만 밥상물가 부담으로 국내산 대비 가격경쟁력에서 높은 수입산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유통업체들이 현지 수급 다변화 등 MD에 공을 들이면서 저품질이라는 기존 인식의 변화가 초래된 것도 수입산 수요 증가 요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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