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 아메리카? 달리 대안있나"…널뛰는 금리에도 美채권 가장 많이 샀다
국내 투자자 5월 미 채권 14억달러 순매수…역대 최고
하반기 美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저점 매수 증가
- 한유주 기자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지난 5월 개인투자자의 미국 채권 순매수 규모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재정적자 우려로 시장 금리가 치솟으며 가격은 하락, 투자자들이 저점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SEIBro)에 따르면 국내투자자는 지난달(1~30일) 들어 미채권 14억4949만 달러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달성한 역대 최고치 12억7641만 달러를 넘어섰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미 국채 금리는 널뛰기를 하고 있다. 시장금리의 바로미터 격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관세 리스크와 재정 적자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지난 1월 4.8%를 웃돌았고, 4월 상호 관세 발표 이후에는 등락을 반복하며 변동성을 키웠다. 이후 지난달에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 트럼프의 감세안 하원 통과 이슈로 4.6%대까지 올랐다. 30년물 금리도 감세안 통과 이후 5.16%까지 올라 2023년 10월 이후 최고점을 찍었다. 월말 들어 다시 잠잠해진 금리는 10년물과 30년물이 각각 4.4%, 4.9%대에 머물고 있다.
유례없는 미 국채 변동성에 미국 자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지만 투자자들은 저가 매수의 기회를 봤다.
연 단위로 보면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미국 채권 규모는 54억7196만 달러로, 이미 2023년(32억634만 달러)을 넘어섰고, 다섯 달 동안 2024년(77억7646만 달러) 규모의 70% 이상을 사들였다.
글로벌 변동성이 다같이 커지는 상황에서 '셀 아메리카'가 부각된다 해도 결국 미국 채권만큼 안전한 자산은 없다는 투자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준우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국채의 안전자산 지위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지만 국채 금리 상승이 미국 고유의 현상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연초 대비 미국 외 선진국 금리가 상승한 것과 대비해 미국 금리는 보합권에 머물렀다"고 분석했다.
하반기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도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미국 경제 둔화와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해 10년물 금리가 하반기로 갈수록 4%대 초반에서 안정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하고 있는 2020년 발행된 미국 장기 국채 가격이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해 있다"며 "2년 전의 낮은 우리나라 장기채 가격을 지금은 다시 볼 수 없게 된 것처럼 채권시장이 혼란스러울 때가 채권을 가장 싸게 살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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