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더 국내 진출에 애플페이 도입까지…수익성 악화한 카드사 대안은
'2025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
- 김도엽 기자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시가 총액 1500억 달러 규모 테더의 국내 시장 진입과 함께 애플페이 도입 움직임으로 '결제수수료'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며 카드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학계에선 카드사의 본업인 결제부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다각화된 비용절감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올해 카드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성이 더 떨어져 자금 조달을 다원화하고 신용등급 개선을 통한 자본비용 절감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23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5 한국신용카드학회 춘계세미나'에서 '페이 서비스의 유료화 확대에 따른 카드사의 비용 부담 가능성' 발표를 통해 테더의 국내 진출 시 카드사 및 수수료 기반 결제업체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 발행사 테더는 시가총액 1500억 달러 규모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의 기축통화로 사용된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미국에서 결제 전용 스테이블 코인 출시가 예정돼 있다.
카드사, 결제대행업체(PG) 등은 테더가 국내 진출하면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테더로 결제 시 소비자 입장에선 일반 카드·페이와 같은 방식으로 결제하지만, 정산 업무가 테더로 대체되면 결제효율 및 낮은 수수료 장점이 있어 카드사, PG의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테더의 한국 시장 진입으로 결제시장 불안정이 예상된다"며 "국내 카드사 및 수수료 기반 결제업체의 영향이 있을 것이며, 경쟁력 약화가 야기된다"고 했다.
악재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신한·국민카드를 필두로 업계가 현대카드에 이어 애플페이 도입을 준비 중인데, 애플페이 수수료뿐만 아니라 경쟁 중인 삼성페이 수수료가 신설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페이는 지난 2021년 기준 6조 달러 이상의 결제량을 넘으며 마스터카드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를 추월 후 전 세계 결제량 2위를 기록했다. 카드사 입장에선 아이폰을 주로 쓰는 젊은 층 공략을 위해 애플페이 도입이 불가피한 셈이다.
애플페이는 카드사로부터 0.15%의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애플페이가 확산할 경우 삼성페이도 수수료를 받을 명분이 커진다. 삼성페이와 카드사 간 재계약 시점은 오는 8월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애플페이 도입 시 카드사 비용은 기존 수수료 외에 애플페이에 대한 수수료, 단말기 설치 비용, 브랜드수수료 등 큰 비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의 자체 실증분석에 따르면 애플페이 도입 후 카드 이용액이 약 2조 4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지만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며, 당기순이익 또한 44억 4200만 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카드사의 비용절감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한국신용카드학회장)는 '신용판매 수익성 감소와 카드사의 비용 효율화 전략' 발표에서 △자금조달 다원화 △신용등급 개선 △카드비용·판매관리비 절감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전채, ABS, 신종자본증권뿐만 아니라 해외 ABS 발행을 통해 조달비용 절감과 동시에 신용등급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용등급 1등급 상승 시 카드채 발행금리는 0.1~0.4%포인트(p) 하락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10조 원 가정 시 최소 100억 원 절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서 교수는 신용등급 1등급 개선 시 이자 비용률 개선으로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05~0.1%p 상승효과가 있다고 봤다. 최근 카드론 급증으로 카드사의 실질 연체율이 상승하는 가운데, 신용등급 개선이 더 절실한 배경이다.
아울러 서 교수는 PLCC(상업자표시카드) 발행을 확대할 것으로 주문했다. 제휴 업체와 동시에 마케팅하기에, 모집비용(회원유치비), 광고선전비 등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서 교수는 "시장성 수신에 의존하는 카드사의 자본비용 절감을 위한 재무위험 관리가 시급하다"며 "특히 카드론 급증에 따른 실질 연체율 상승 등 재무위험 증가로 신용등급 유지에 적신호가 켜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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