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잠시 싸우게 두는 게 나을 수도"…우크라 중재 체념했나(상보)
'공원서 미친듯이 다투는 어린아이들'에 비유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미친 듯이 다투는 어린아이들'에 비유하며 잠시 싸우도록 내버려두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해 "가끔 어린아이 둘이 미친 듯이 싸우는 걸 볼 수 있다"면서 "서로 싫어하는 애들이 공원에서 싸우는데 떼어 놓으려고 하면 통하지 않는다. 때로는 잠시 싸우게 뒀다가 떼어놓는 게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키에서도 스포츠에서도 볼 수 있다. (선수들끼리 다툼이 벌어지면) 심판들은 몇 초 동안 그냥 놔둔다. 떼어 놓기 전에 잠깐 놔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놓고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대한 '솔직한 고백' 같다며 그가 이제 중재자가 아니라 다툼을 지켜보는 심판처럼 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재취임 이후 신속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공언하고 중재를 자처했다. 그러나 수개월째 아무런 진전을 보지 못하자 중재 역할에서 발을 뺄 수도 있음을 시사해 왔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뒤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즉각적인 평화'가 어려워 보인다고 인정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 인디펜던트(KI)는 전쟁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자기뿐이라고 주장하던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교착과 러시아의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공격 속에 약속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꼬집었다.
메르츠 독일 총리는 "우리 모두 빨리 전쟁을 끝낼 방법을 찾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러시아에 압력을 가함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 바로 당신'이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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