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다이소'에 억대 연봉자들 몰려든다…美경제에 무슨 일
달러트리·달러제너럴 등 할인점 체인, 고소득 고객 증가
관세 정책 인한 경제 불확실성에 '가치 소비' 트렌드 겹쳐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경제 불확실성이 짙어지자 '미국판 다이소'라고 불리는 할인점 체인에 고소득층 소비자들까지 몰려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달러트리와 달러제너럴 등 할인점 체인의 주요 고객은 한푼 한푼을 아껴 써야 했던 저소득층 가구였다. 하지만 이들 체인에 고소득층 유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야후파이낸스 등이 보도했다.
마이클 크리든 달러트리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모든 소득 계층에서 수요가 늘었지만 특히 가계 소득이 연간 10만 달러(약 1억 3600만 원)가 넘는 고객 증가가 의미 있는 성장 동력"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달러트리는 1분기에만 260만 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했으며 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고소득층으로 파악됐다. 그 결과 달러트리의 1분기 동일 매장 매출은 전년 대비 5.4% 증가했다.
경쟁사인 달러제너럴은 1분기에 4년 만에 가장 많은 '트레이드인' 고객을 유치했다고 밝혔다. '트레이드인' 고객이란 중산층이나 고소득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이용하다가 이동해 온 경우를 말한다.
토드 베이소스 달러제너럴 CEO는 "중산층 이상 가구에서 유입된 트레이드인 고객 비중이 최근 4년 사이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달러제너럴의 1분기 동일 매장 매출도 전년 대비 3.4% 늘었다.
이 같은 '달러 스토어'가 때아닌 호황을 누리는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고조와 이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가 있다.
PwC의 소비 분석가 앨리 퍼먼은 야후파이낸스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이 여전히 소비를 이어가고는 있지만 구매에 더 신중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달러제너럴이 자체 실시한 고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25%는 작년보다 소득이 감소했으며 핵심 고객의 60%는 내년에 일부 생필품조차 포기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응답했다.
미국의 인사관리·급여 처리 서비스 업체인 ADP는 지난 5월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 증가 폭이 2년 2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고용 시장의 불안정성 또한 소비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소득층 소비자들 사이에서 확산하는 '가치 소비' 트렌드도 이 같은 추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가치 소비란 한정된 예산 내에서 최대한의 만족을 얻으려는 합리적인 소비를 말하며, 이를 따르는 사람들은 할인점을 단순히 생필품 구매처가 아니라 '영리한 소비의 상징'으로 인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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