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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온라인 여행사가 도시를 흔드는데…한국은 규제부터

지난 28일(현지 시간) 오후 중구 청두 야외음악공원에서 열린 트립닷컴 '청두의 밤' 갈라 디너 . 이 행사엔 전 세계 관광업계와 언론사 1500여 명이 모였다. @News1 윤슬빈 기자

(청두=뉴스1) 윤슬빈 관광전문기자

"트립닷컴 행사로 중며(중국에 스며) 들었어요."

온라인 여행사(OTA)가 중국 두 도시를 흔들어 놓았다.

트립닷컴 그룹이 26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상하이'와 '청두'를 무대로 개최한 '인비전 2025 글로벌 콘퍼런스'(Envision 2025 Global Conference)는 단순한 기업행사를 넘어 도시를 흔드는 메가 이벤트였다.

호텔 객실은 일찌감치 매진됐고 수천 명의 글로벌 참가자들은 항공·교통·식음료·쇼핑까지 전방위 소비를 유도했다. 일회성 회의가 아닌 도시 전역에 경제 파급효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3000명의 업계 관계자들이 몰려든 상하이에서 트립닷컴은 거침없는 선언을 이어갔다. 가장 눈에 띈 것은 약 1억 달러(약 1350억 원) 규모의 '여행 혁신 펀드' 출범이었다.

디지털 콘텐츠, 지속가능 관광, 문화유산 보존 등 세 갈래로 나뉘는 이 투자 프로그램은 단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 아니다. 관광을 콘텐츠화하고 여정을 산업화하겠다는 플랫폼 주도의 전략이다. 매년 약 140만 달러의 상금을 수여하는 '여행 관광 혁신상'도 신설한다.

무대엔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도 올랐다. 그는 자신이 주도하는 비영리 연합 '트래블리스트'(Travelyst)를 소개하며 지속가능한 여정의 가치를 강조했다.

명사를 부르고 펀드를 만들고 전략을 퍼뜨리는 이 한 무대는 'OTA의 존재감'을 가장 극적으로 압축한 장면이었다.

자이언트 판다 기지를 방문한 트립닷컴 인비전 참석자들ⓒ News1 윤슬빈 기자

3000명의 참석자 중 절반인 1500명은 트립닷컴 초청에 따라 청두로 이동했다. 청두에서는 자이언트 판다 기지, 타이쿠리(太古里), 쓰촨 요리 박물관 등 주요 관광지 탐방과 함께 '갈라디너'가 열렸다.

모든 일정의 화룡점정을 찍은 갈라디너는 단순한 환영 만찬이 아니었다.

청두 야외 음악공원(Chengdu Open Air Music Park)을 무대로 전통 공연과 현대 미디어가 뒤섞였고, 밤하늘엔 수백 대의 드론이 청두의 매력을 그려냈다.

관광도시 청두를 위한 가장 정교한 마케팅 무대이자, OTA 플랫폼이 도시 전체를 콘텐츠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장면이었다.

이 모든 여정은 최근 중국의 무비자 입국 확대 조치와 절묘하게 맞물린다. 트립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7일 중국 비자 정책 완화 이후 중국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는 100% 이상 증가했다.

이번 트립닷컴의 행사는 기술과 자본,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관광 수요를 설계하는 '실전 무대'였다.

중국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OTA인 트립닷컴은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 아시아 관광 흐름을 주도하는 전략가로서 자신을 증명했다. 올해 3년째인 행사에 참석자는 매년 두 배씩 늘었다.

그런데 한국엔 왜 이런 OTA가 없을까. 국내에서도 '글로벌 플랫폼'을 자처하는 OTA는 있지만 정작 그들이 여는 대규모 행사는 대부분 호텔 연회장 혹은 자사 사옥에서 열리는 간담회 수준에 그친다.

외국인 파트너나 글로벌 미디어를 불러, 한국 관광의 매력을 직접 체험시키고 전략을 알리는 기획은 찾아보기 힘들다.

글로벌 플랫폼이 되고 싶다면 '판'을 벌이는 감각과 과감한 투자, 전략적 동원력이 필요하다. 돈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받을 수 있다면 오히려 더욱 정교한 기획이 가능하다.

현재 국내 OTA 대부분은 여전히 '예약 중개'에 머물며, 플랫폼이라는 말보다 '예약 사이트'라는 현실을 스스로 답습하고 있다. 숙박업계는 이런 플랫폼을 '규제'해야 한다며 온라인플랫폼법 제정을 정치권에 촉구하는 현실이다.

트립닷컴은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명확하게 말했다. 플랫폼은 콘텐츠가 되어야 하고 콘텐츠는 도시와 산업, 그리고 여정을 움직이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OTA가 산업을 바꾼다는 건 결국 이렇게 '판을 흔드는 감각'에서 출발한다.

seulbin@43e6.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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